[타악한 인터뷰] EP.3 뮤지션(드러머) 은아경_1
헤드: 박효범
에디터: 공미정
촬영: 이동훈
《타악한 인터뷰》는 호기심 많은 서드페 인턴 기자 드숭이가 묻고 리듬에 진심인 아티스트가 답하는, 스틱 대신 질문으로 두드리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EP.3 뮤지션(드러머) 은아경
❝안녕? 서드페 인턴기자 드숭이야. 오늘은 뮤지션이자 밴드 더 픽스의 드러머, 은아경을 만나고 왔어. 드럼을 부술듯이 파워풀한 연주를 하다가도 배시시 웃을 땐 그야말로 행복한 쿼카. 라틴도, 재즈도, 락도— 한 장르에 갇히지 않고 다 자기 걸로 소화하는 드럼 카멜레온. 드숭이도 드럼에 꽤 진심인데, 아경 앞에선 명함도 못 내밀겠더라고… 리듬, 진심, 사랑까지 다 때려 넣은 인터뷰. 지금부터 같이 들어봐!❞

안녕! 난 서드페 인턴 기자 드숭이야. 자기소개 부탁해.
안녕! 나는 드러머 아경이라고 해. 반가워.
나도 반가워. 최근에 뭐 하고 지냈어?
앨범 준비 계속하고 있고, 공연이 많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 공연 준비도 하고, 연습도 하고, 밥도 먹으면서 지내고 있어. 근데 너 되게 귀엽게 생겼다.
그런 플러팅에는 익숙하지 않은데… 드럼은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어?
아버지가 드러머시거든. 어릴 때 아버지가 연주하는 녹화장에 따라갔다가 반해서 시작하게 됐어.
드러머 아빠라니 멋있다. 아버지랑 드럼 쉐드 해본 적 있어?
아직은 없어. 그치만 아버지의 연주를 보면서 많이 배웠기 때문에 쉐드 그 이상의 우리만의 멋진 순간이 많았다고 생각해.
만약 아버지랑 드럼 배틀을 한다면 누가 이길 것 같아?
내가 이기지! …농담이고 각자 스타일이 다른 것 같아. 아빠가 잘하는 스타일이 있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게 따로 있어서 우위를 나누기보다는 서로 같은 드럼으로서 존중하고 리스펙 하는 거지.

아빠가 최애 드러머야? 아니면 좋아하는 드러머가 따로 있어?
아빠가 최애 드러머지. 나한텐 바뀌지 않는 0순위야. 나에게 우상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내가 죽을 때까지 그건 바뀌지 않을 것 같아.
드럼 입시 준비할 때는 어떤 게 제일 힘들었어?
입시할 때는 누구나 다 힘들지. 정말 쉽지 않거든. 드럼을 전문적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많이 연습해야 되고, 나 같은 경우는 하루 종일 연습실에서 살았기 때문에 돌이켜 보면 10대 때 기억은 연습실에서 연습했던 것밖에 없는 것 같아.
그런데 그런 시간들을 얼마만큼 잘 이겨냈고,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느냐에 따라서 달린 것 같아. 그런 힘든 것들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드럼을 정말 사랑하고, 내 악기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또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욕심이 있고, 그리고 음악을 진심으로 대한다면 나는 다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데 입시는 아무래도 평가를 받는 거다 보니까, 시험장에서 내가 예측할 수 없는 이런저런 일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내 걸 꾸준히 연구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계속 고민하고,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서 연습하면 분명 자기가 원하는 학교에 가서 멋진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입시할 때 어떤 부분을 주로 연구하고 연습했어?
나는 연구를 되게 다양한 방면으로 했었어. 좋아하는 장르가 많았거든. 진짜 가리지 않고 음악을 많이 들었던 것 같고, 다양하게 연습했던 것 같아. 그래서 특별하게 어떤 걸 중점적으로 했다기보다는 두루두루 다양하고 폭넓게 연습을 했던 것 같아.
라틴이랑 재즈 드럼이 주 장르라고 들었어.
아무래도 방송에서 그 장르를 화려하게 연주해서 그렇게 인식을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나는 되게 다양하게 연습을 했어. 라틴도 너무 좋아하고, 재즈, 락, 발라드, 펑크 등등 정말 다 좋아하기 때문에 라틴도 내가 정말 사랑하는 장르지만 앞으로 라틴만 하진 않을 것 같아. 그 외에도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슈퍼밴드2에는 어떤 계기로 나가게 된 거야?
그 당시에 학교를 다니면서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터지고 활동할 수 있는 것들이 아무래도 제약이 생기면서 우연히 슈퍼밴드2를 한다는 공고를 보게 됐어. 한번 경험 삼아 나가볼까 하고 지원을 한 거였는데, 좋은 기회가 되어서 방송에 나가게 되었던 것 같아.
그때까지만 해도 정식으로 데뷔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거네.
사실 데뷔라는 느낌보다는 경험을 좀 하고 싶었고, 밴드를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어. 내가 어디까지 올라가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는 모르겠지만, 도전하고 경험하는 건 나한테 분명 좋은 영양분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원을 했지.
슈퍼밴드2에서 밴드가 결성됐잖아. 더 픽스는 어떤 밴드야?
더 픽스는 다양한 컬러를 가지고 있는 밴드야. 멋있고, 당돌하고 파워풀한 음악을 하다가 감성적인 음악을 하기도 해. 더 픽스를 강렬한 색깔의 팀으로 알고 있다가 공연에 와서 ‘생각보다 다양한 컬러를 가지고 있는 밴드구나’라고 느끼고 가시는 분들이 종종 있으셨거든. 그런 것만 봐도 우리는 되게 카멜레온 같은 팀 같아.
2년 만에 서드페 무대에 다시 서는데, 이번에는 드러머 아경이 아니라 더 픽스 팀으로 초대가 됐잖아. 소감이 어때?
무대에 선다는 건 어쨌든 내가 연주를 한다는 거고, 매 공연이 나한텐 다 특별하거든. 2년 전에 내가 혼자서 공연했을 때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보러 오시는 팬분들에게 보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
더 픽스 곡은 아무래도 밴드 음악이다 보니까 드럼이 엄청나게 화려하고 메인인 느낌은 아닐 수 있지만, 밴드에서의 드러밍을 조금 더 볼 수 있는 그런 공연이지 않을까 싶어.
더 픽스의 음악에서는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연주해?
이것도 단정 지어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긴 해. 드럼으로서 내가 만들어내는 그림이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섬세한 플레이를 했다가, 파워풀한 플레이를 하기도 하고, 되게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거든. 그래서 밴드 음악인데 드럼이 기승전결을 만들어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아경의 드러밍 스타일도 카멜레온이야?
응, 나도 그런 것 같아. 그냥 음악이라는 것 자체를 좋아하고, 드럼을 너무 사랑하면 어느 한 장르를 좋아하는 것보다 그냥 그 자체를 좋아하게 되는 것 같거든.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어떻게 음악으로 풀어내고 앞으로 그려낼지에 대한 게 매번 설레는 것 같아.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아마 나는 카멜레온이지 않을까?
좋아하는 리듬이나 자주 활용하는 패턴이 있어?
이건 내 필살기라 노코멘트할게. 내가 자주 쓰는 플레이가 있는 것 같거든. 근데 그건 내가 좋아하는 우상들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축적된 플레이인 것 같아. 그래서 좋아하는 리듬이나 패턴이 딱 정해진 건 없지만, 보통 드럼 연주를 할 때 많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리듬도 리듬인데 콤비네이션도 많이 연주를 하잖아. 그런 것들을 보면 내가 자주 쓰고, 좋아하고, 나도 모르게 나오는 연주들이 있는 것 같아.
드럼 세트 중에는 어떤 사운드를 제일 좋아해?
이건 마치 짜장면이 좋냐 짬뽕이 좋냐는 질문 같은데… 사람들이 보통 보이는 드럼 세트로만 생각할 수 있잖아. 근데 진~짜로 정~말 다양하거든. 드럼에도 통 깊이가 깊은지, 짧은지, 어떤 소재로 만들어졌는지, 피가 코팅이 되어 있는 것인지 아닌지에 따라서도 소리가 굉장히 다양해.
그래서 이것도 하나만 고르기가 좀 힘들어. 왜냐하면 좋아하는 게 너무 많고 좋은 톤을 가진 드럼이 너무 많아. 어떤 음악에 어떻게 연주를 하고 싶은지에 따라서 연주하게 되는 드럼 세트가 다르거든. 한마디로 내가 원하는 게 그때마다 다르기 때문에 하나만 고르기는 힘든 것 같아. 네가 이해를 좀 해 주길 바라.
그럼 즐겨 쓰는 스틱은 있어?
즐겨 쓰는 스틱은 있지. 근데 요즘은 스틱도 크게 안 가리는 것 같아. 옛날에는 ‘나 이거 써야지’ , ‘나 이거 쓰고 싶다’ 이런 게 있었고 꼭 그걸 사서 썼는데, 지금은 이걸 쓰든 저걸 쓰든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야. 내가 자주 쓰는 건 5A 굵기의 스틱인데 주로 빅퍼스의 5A 스틱을 메인으로 쓰고, 빅퍼스에 테라라는 모델이 있는데 그것도 괜찮아서 요즘 쓰고 있어.

요즘에는 어떤 연습을 하고 있어? 매일 하는 워밍업 루틴이 있다면 소개해 줘.
워밍업 같은 경우엔 늘 하는 워밍업이 있지. 기본적으로 내가 쓰는 악기가 스네어, 하이햇, 베이스 드럼, 탐 3개, 심벌 이런 식으로 기본 세트만 해도 여러 가지가 있잖아. 근데 드럼이 되게 재밌는 게 퍼즐 맞추듯이 이것들을 내가 어떻게 조합해서 어떻게 연주를 하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다양한 소리를 연출할 수 있거든.
그것들을 하나하나 퍼즐 맞추듯이 악센트를 1에다가 넣고 1 n… 그러니까.. 쉽게 설명을 해볼게. 1 2 3 4에서 악센트를 1에다 넣느냐, 2에다 넣느냐, 3에다 넣느냐, 4에다 넣느냐, 1 2에 넣느냐, 3 4 아니면 1 4, 2 3… 이런 식으로 악센트로 경우의 수를 만들어서 연습을 할 수가 있거든.

드숭이 갑자기 어지러워졌어…
그걸 스네어에서만 할 수도 있지만 탐이나 심벌로 왔다 갔다 하면서 경우의 수를 연습하고, 스트로크랑 병행해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 워밍업을 쫙 하면 몸도 따뜻해지고, 손도 부드러워지게 돼서 좋아. 그렇게 손을 푼 다음에 요즘 내가 주로 하는 건 내 곡을 쓰거든. 내가 드럼으로 초안을 만들고 다른 뮤지션들이랑 같이 살을 덧입히는 작업을 많이 하고, 연습은 때에 따라서 하는 게 다른데 공연이 잡혀 있으면 공연 준비를 하고, 필요에 따라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그런 것들을 연습하는 식으로 하지.
스트로크 연습은 어떻게 해?
스트로크 연습은 메트로놈 BPM 180 정도로 틀어 놓고 10분 정도 쭉 치거든. 그러면 손이 너무 편안해져. 근육이 이완되면서 ‘그래 이거지!’ 하는 느낌이 들고, 연주하면서도 손이 워밍업이 됐다는 느낌을 받아. 요즘은 스트로크 10분 하고, 그다음에 기본 악센트 연습을 하는 것 같아. 이거 TMI가 너무 많이 남발된 느낌인데 아무튼 그래.
▶ 2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