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악한 인터뷰] EP.3 뮤지션(드러머) 은아경_1

2025.05.17

헤드: 박효범
에디터: 공미정
촬영: 이동훈

《타악한 인터뷰》는 호기심 많은 서드페 인턴 기자 드숭이가 묻고 리듬에 진심인 아티스트가 답하는, 스틱 대신 질문으로 두드리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EP.3 뮤지션(드러머) 은아경

❝안녕? 서드페 인턴기자 드숭이야. 오늘은 뮤지션이자 밴드 더 픽스의 드러머, 은아경을 만나고 왔어. 드럼을 부술듯이 파워풀한 연주를 하다가도 배시시 웃을 땐 그야말로 행복한 쿼카. 라틴도, 재즈도, 락도— 한 장르에 갇히지 않고 다 자기 걸로 소화하는 드럼 카멜레온. 드숭이도 드럼에 꽤 진심인데, 아경 앞에선 명함도 못 내밀겠더라고… 리듬, 진심, 사랑까지 다 때려 넣은 인터뷰. 지금부터 같이 들어봐!❞

안녕! 나는 드러머 아경이라고 해. 반가워.

앨범 준비 계속하고 있고, 공연이 많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 공연 준비도 하고, 연습도 하고, 밥도 먹으면서 지내고 있어. 근데 너 되게 귀엽게 생겼다.

아버지가 드러머시거든. 어릴 때 아버지가 연주하는 녹화장에 따라갔다가 반해서 시작하게 됐어.

아직은 없어. 그치만 아버지의 연주를 보면서 많이 배웠기 때문에 쉐드 그 이상의 우리만의 멋진 순간이 많았다고 생각해.

내가 이기지! …농담이고 각자 스타일이 다른 것 같아. 아빠가 잘하는 스타일이 있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게 따로 있어서 우위를 나누기보다는 서로 같은 드럼으로서 존중하고 리스펙 하는 거지.

아빠가 최애 드러머지. 나한텐 바뀌지 않는 0순위야. 나에게 우상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내가 죽을 때까지 그건 바뀌지 않을 것 같아.

입시할 때는 누구나 다 힘들지. 정말 쉽지 않거든. 드럼을 전문적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많이 연습해야 되고, 나 같은 경우는 하루 종일 연습실에서 살았기 때문에 돌이켜 보면 10대 때 기억은 연습실에서 연습했던 것밖에 없는 것 같아.

그런데 그런 시간들을 얼마만큼 잘 이겨냈고,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느냐에 따라서 달린 것 같아. 그런 힘든 것들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드럼을 정말 사랑하고, 내 악기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또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욕심이 있고, 그리고 음악을 진심으로 대한다면 나는 다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데 입시는 아무래도 평가를 받는 거다 보니까, 시험장에서 내가 예측할 수 없는 이런저런 일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내 걸 꾸준히 연구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계속 고민하고,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서 연습하면 분명 자기가 원하는 학교에 가서 멋진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나는 연구를 되게 다양한 방면으로 했었어. 좋아하는 장르가 많았거든. 진짜 가리지 않고 음악을 많이 들었던 것 같고, 다양하게 연습했던 것 같아. 그래서 특별하게 어떤 걸 중점적으로 했다기보다는 두루두루 다양하고 폭넓게 연습을 했던 것 같아.

아무래도 방송에서 그 장르를 화려하게 연주해서 그렇게 인식을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나는 되게 다양하게 연습을 했어. 라틴도 너무 좋아하고, 재즈, 락, 발라드, 펑크 등등 정말 다 좋아하기 때문에 라틴도 내가 정말 사랑하는 장르지만 앞으로 라틴만 하진 않을 것 같아. 그 외에도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그 당시에 학교를 다니면서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터지고 활동할 수 있는 것들이 아무래도 제약이 생기면서 우연히 슈퍼밴드2를 한다는 공고를 보게 됐어. 한번 경험 삼아 나가볼까 하고 지원을 한 거였는데, 좋은 기회가 되어서 방송에 나가게 되었던 것 같아.

사실 데뷔라는 느낌보다는 경험을 좀 하고 싶었고, 밴드를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어. 내가 어디까지 올라가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는 모르겠지만, 도전하고 경험하는 건 나한테 분명 좋은 영양분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원을 했지.

더 픽스는 다양한 컬러를 가지고 있는 밴드야. 멋있고, 당돌하고 파워풀한 음악을 하다가 감성적인 음악을 하기도 해. 더 픽스를 강렬한 색깔의 팀으로 알고 있다가 공연에 와서 ‘생각보다 다양한 컬러를 가지고 있는 밴드구나’라고 느끼고 가시는 분들이 종종 있으셨거든. 그런 것만 봐도 우리는 되게 카멜레온 같은 팀 같아.

무대에 선다는 건 어쨌든 내가 연주를 한다는 거고, 매 공연이 나한텐 다 특별하거든. 2년 전에 내가 혼자서 공연했을 때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보러 오시는 팬분들에게 보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

더 픽스 곡은 아무래도 밴드 음악이다 보니까 드럼이 엄청나게 화려하고 메인인 느낌은 아닐 수 있지만, 밴드에서의 드러밍을 조금 더 볼 수 있는 그런 공연이지 않을까 싶어.

이것도 단정 지어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긴 해. 드럼으로서 내가 만들어내는 그림이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섬세한 플레이를 했다가, 파워풀한 플레이를 하기도 하고, 되게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거든. 그래서 밴드 음악인데 드럼이 기승전결을 만들어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응, 나도 그런 것 같아. 그냥 음악이라는 것 자체를 좋아하고, 드럼을 너무 사랑하면 어느 한 장르를 좋아하는 것보다 그냥 그 자체를 좋아하게 되는 것 같거든.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어떻게 음악으로 풀어내고 앞으로 그려낼지에 대한 게 매번 설레는 것 같아.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아마 나는 카멜레온이지 않을까?

이건 내 필살기라 노코멘트할게. 내가 자주 쓰는 플레이가 있는 것 같거든. 근데 그건 내가 좋아하는 우상들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축적된 플레이인 것 같아. 그래서 좋아하는 리듬이나 패턴이 딱 정해진 건 없지만, 보통 드럼 연주를 할 때 많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리듬도 리듬인데 콤비네이션도 많이 연주를 하잖아. 그런 것들을 보면 내가 자주 쓰고, 좋아하고, 나도 모르게 나오는 연주들이 있는 것 같아.

이건 마치 짜장면이 좋냐 짬뽕이 좋냐는 질문 같은데… 사람들이 보통 보이는 드럼 세트로만 생각할 수 있잖아. 근데 진~짜로 정~말 다양하거든. 드럼에도 통 깊이가 깊은지, 짧은지, 어떤 소재로 만들어졌는지, 피가 코팅이 되어 있는 것인지 아닌지에 따라서도 소리가 굉장히 다양해.

그래서 이것도 하나만 고르기가 좀 힘들어. 왜냐하면 좋아하는 게 너무 많고 좋은 톤을 가진 드럼이 너무 많아. 어떤 음악에 어떻게 연주를 하고 싶은지에 따라서 연주하게 되는 드럼 세트가 다르거든. 한마디로 내가 원하는 게 그때마다 다르기 때문에 하나만 고르기는 힘든 것 같아. 네가 이해를 좀 해 주길 바라.

즐겨 쓰는 스틱은 있지. 근데 요즘은 스틱도 크게 안 가리는 것 같아. 옛날에는 ‘나 이거 써야지’ , ‘나 이거 쓰고 싶다’ 이런 게 있었고 꼭 그걸 사서 썼는데, 지금은 이걸 쓰든 저걸 쓰든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야. 내가 자주 쓰는 건 5A 굵기의 스틱인데 주로 빅퍼스의 5A 스틱을 메인으로 쓰고, 빅퍼스에 테라라는 모델이 있는데 그것도 괜찮아서 요즘 쓰고 있어.

워밍업 같은 경우엔 늘 하는 워밍업이 있지. 기본적으로 내가 쓰는 악기가 스네어, 하이햇, 베이스 드럼, 탐 3개, 심벌 이런 식으로 기본 세트만 해도 여러 가지가 있잖아. 근데 드럼이 되게 재밌는 게 퍼즐 맞추듯이 이것들을 내가 어떻게 조합해서 어떻게 연주를 하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다양한 소리를 연출할 수 있거든.

그것들을 하나하나 퍼즐 맞추듯이 악센트를 1에다가 넣고 1 n… 그러니까.. 쉽게 설명을 해볼게. 1 2 3 4에서 악센트를 1에다 넣느냐, 2에다 넣느냐, 3에다 넣느냐, 4에다 넣느냐, 1 2에 넣느냐, 3 4 아니면 1 4, 2 3… 이런 식으로 악센트로 경우의 수를 만들어서 연습을 할 수가 있거든.

그걸 스네어에서만 할 수도 있지만 탐이나 심벌로 왔다 갔다 하면서 경우의 수를 연습하고, 스트로크랑 병행해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 워밍업을 쫙 하면 몸도 따뜻해지고, 손도 부드러워지게 돼서 좋아. 그렇게 손을 푼 다음에 요즘 내가 주로 하는 건 내 곡을 쓰거든. 내가 드럼으로 초안을 만들고 다른 뮤지션들이랑 같이 살을 덧입히는 작업을 많이 하고, 연습은 때에 따라서 하는 게 다른데 공연이 잡혀 있으면 공연 준비를 하고, 필요에 따라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그런 것들을 연습하는 식으로 하지.

스트로크 연습은 메트로놈 BPM 180 정도로 틀어 놓고 10분 정도 쭉 치거든. 그러면 손이 너무 편안해져. 근육이 이완되면서 ‘그래 이거지!’ 하는 느낌이 들고, 연주하면서도 손이 워밍업이 됐다는 느낌을 받아. 요즘은 스트로크 10분 하고, 그다음에 기본 악센트 연습을 하는 것 같아. 이거 TMI가 너무 많이 남발된 느낌인데 아무튼 그래.

▶ 2편에서 계속됩니다.